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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그 너머 Beyond the Wound / Jury 18 - September 18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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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0회 작성일 24-03-0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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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그 너머

Beyond the Wound

Jury 18 - September  18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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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상처, 그 너머

Beyond the Wound

 

한리안 Han Lian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형식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창열, 박서보, 오세열, 하종현의 작품을 통해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껴안으며, 그 너머로 나아가는 예술의 여정을 조명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각언어를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전쟁, 시대의 격동, 실존적 결핍을 통과하며치유와 성찰을 향한 회화적 수행을 이어왔다.

 

김창열 Kim Tschang-Yeul (19292021)은 전후 한국 현대미술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물방울 작가이다. 투명한 물방울을 반복적으로 그려내며, 존재의 근원적 외로움과 고통을 정화하려 했다. 화면 속 물방울은 현실을 복제하면서도, 실재를 뛰어넘는 시공의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응시하며, 마침내 그것을 투명하게 녹여낸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동양 철학의()’와 서구의 추상·미니멀리즘을 하나로 녹여낸 예술적 명상이라 할 수 있다.

 

박서보 Park Seo-Bo (19312023)는 한국 단색화 (Dansaekhwa) 의 선구자이며, ‘묘법(描法)’연작을 통해 자아를 비워내는 행위로서의 회화를 실현해 왔다.

그의 화면은 격정이 아닌 침묵으로, 설명이 아닌 수행과 인내로 상처를 감싸안는다. 자연처럼 조용히 그러나 확고하게, 상처는 시간 속에서 미세하게 씻겨 나간다.

박서보의 작품은 단순히단색이 아니라, 수많은 시간과 손길, 자연과 깊은 교감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하종현 Ha Chong-Hyun (1935)은 접합<Conjunction> 시리즈로 알려진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이다. 마대의 거친 표면 뒤에서 물감을 밀어 올리는 그의 방식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한국인의 억압된 감정과 생존 본능을 형상화한 듯하다. 물감은 마대를 뚫고 나오며 화면에 스며들고, 그 과정은 상처의 내부화와 물성과 정신의 밀도 속에서 조용히 저항하고 증언한다. 하종현 작가의 작품은막힘없이 자유롭게 물감과 마대가 만나며, 신체와 물성을 통한 진정한동행을 보여준다. 접합 연작은 마치 캔버스를 신체의 확장으로 보게 만든다.

 

오세열 Oh Se-Yeol (1945)은 유년의 기억, 반복되는 숫자와 기호, 일상의 사소한 오브제를 통해 삶의 상처와 무의식을 회화로 채집한다.

겹겹이 물감을 바르고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내는 행위는, 시간의 껍질을 벗기는 듯한 상처의 복기이자 치유다. 그는 숫자를 무의미하게 나열하고, 흔한 사물들을 콜라주해 존재의 이면을 드러낸다. 또한 어린 시절의 낙서와 기억, 평범한 사소함들이 결합하며,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그 속엔 시간의 향과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

그의 작품은 한 장의 캔버스 위에서의 내면 깊숙한 곳과 만나는 경험을 하게 한다.

 

상처는 이들에게 고통의 기억이자 창작의 씨앗이다.

이들은 물감과 붓, 긁기와 쌓기, 반복과 명상이라는 형식 속에 상처를 녹여내고,

마침내 그 너머의 침묵과 평화에 다다른다. 이들은 각기 다른 형식과 색채를 사용하지만, 공통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예술의 길로 끝없이 갈망하는 수행자들이다. 회화는 이들에게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존재를 가다듬고 삶을 회복하는 방법이었다.

이 전시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개인과 시대, 기억과 상처, 침묵과 구원의 지층을 보여준다. 상처는 더 이상 아픔이 아닌, 삶을 증명하는 시간의 무늬이며, 그 너머는 고요하고도 단단한 예술의 공간이다.

 

이번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 기획한 <상처, 그 너머 _ Beyond the Wound > 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과 우리 시대가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 김창열, 박서보, 오세열,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개인과 시대의 깊은 흔적이 어떻게 형식과 물성, 정신의 회화로 승화 되었는지를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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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수학

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 판화 전공

파리국립미술학교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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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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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열

서라벌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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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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